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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최윤영의 인터뷰(Inter:view)] 민우혁 “뮤지컬 ‘광주’, 미래엔 한국판 ‘레 미제라블’로 기억될 것”
매체 : 투데이신문 2020-10-15 오전 10:58:20



드디어 ‘광주’의 막이 올랐다. 어두운 무대 위에 일렬로 선 배우들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비장했다. 그중에 유난히 반가운 얼굴이 보였다. 바로 민우혁이다. 무대에 설 때면 그는 늘 강한 힘이 담긴 눈으로 관객들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선 뭔가 느낌이 다르다. 어떤 확신이 담긴 눈. 아마 ‘박한수’를 연기하기로 마음먹은 순간부터 그의 눈빛은 또 다른 빛깔로 선명하게 빛나기 시작했을 것이다. 달라진 이유가 궁금했다. 뮤지컬 ‘광주’로 또 하나의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 뮤지컬 배우 민우혁을 지난 12일 오후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났다. 뮤지컬 ‘광주’는 올해로 40주년이 된 5·18민주화운동을 기념해 탄생한 창작 뮤지컬이다. 민주화운동의 대표적인 상징과도 같은 ‘님을 위한 행진곡’을 모티브로 출발해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치열한 항쟁으로 맞섰던 광주 시민들의 희생과 시대정신이 담겼다. 위대한 영웅이 아닌, 지극히 평범한 인물들이 채워간 역사의 한 페이지가 뮤지컬화 된다는 소식은 제작 초기 단계부터 기대감을 높였다. 이후 10월 9일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역사적인 개막을 알린 뮤지컬 ‘광주’는 3일간의 프리뷰 공연을 마치고 13일부터 본공연에 들어갔다. 첫 공연을 올린 소감을 묻자 민우혁은 “이번엔 박수 소리부터 뭔가 다르게 들렸다”며 “보통 공연이 끝나고 나서 으레 터져 나오는 함성이나 박수 소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배우들이 느낀 감정을 관객들 역시 같은 마음으로 느낀 것 같다”고도 했다. “후련하거나 개운하다는 느낌, 잘 해냈다는 느낌보다는 무겁고 먹먹하다는 느낌이 들었다”던 민우혁의 말엔 우리나라 역사의 발자취를 따른 작품이 가진 의미와 무게가 고스란히 담겼다. 그는 뮤지컬 ‘광주’에서 505부대 편의대원 ‘박한수’를 맡아 입체적으로 변모하는 배역을 연기한다. 뮤지컬의 전체적인 서사를 이끄는 중심인물이다. ‘박한수’는 상부의 지령을 받고 시위대에 잠입해 의도적인 혼란을 일으키란 임무를 맡지만, 야학교사 ‘윤이건’과 ‘문수경’을 만나 무고한 시민들이 폭행을 당하거나 강제로 연행되는 모습을 보고 이념의 변화를 겪는다. 캐릭터 설정부터 쉽지 않아 보였다. 이에 민우혁은 “아무래도 ‘박한수’라는 인물이 자칫 잘못하면 오해의 여지가 많을 수 있는 캐릭터라 연습 과정에서 수도 없이 변했다. 처음에는 (편의대원으로서) 완전히 악마같은 모습을 더 부각시켜 보았다가 광주 시민들을 만나면서 인간적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만들어가면 어떨까 생각도 했다. 하지만 너무 쉽게 용서받기에는 어려운 인물이었다”고 했다. 그만큼 한정된 시간 동안 충분한 개연성을 만들기가 쉽지 않았다. 물론 그에게도 여러 이유와 핑계들이 분명 있었을 것임을 모르지 않았다. 결과적으로는 “실제 일어났던 사건에 개입한 사실이 있으니 ‘억울했다’거나 ‘어쩔 수 없었다’는 보상심리나 피해의식이 담기게 되면 오히려 바라보는 관객들이 편치 않을 것 같다”는 판단에 근거해 지금의 ‘박한수’를 그려냈다. 그래서 “처음부터 이런 일들을 부정하고 고뇌하면서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표현함으로써 ‘원래 그런 사람’으로 보일 수 있게 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배우가 배역의 완성을 위해 얼마만큼 깊은 고민을 했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 시민 중 한 명이 아닌 ‘박한수’에 끌렸던 이유가 있었을까. 작품 합류가 확정되면서 5·18민주화운동 관련 내용을 많이 공부했다는 민우혁은 “깊이 알게 될수록 더 분노할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편의대원이란 존재를 처음 알게 됐고, 진실을 왜곡시켜 순수한 시민들에게 폭도라는 낙인을 찍게 된 것도 믿을 수 없었다”고도 했다. 하지만 ‘박한수’ 역시 결국 인간이기에 이해할 수 있었다. 같은 민족끼리 벌어진 안타까운 참상 속에서 그래도 그들 모두 인간이었다는 사실은 그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 오히려 광주 시민의 역할을 맡게 됐더라면 더 힘들었을지도 모른다던 민우혁은 ‘아마도 거침없이 내지르는 모습을 보였을 것’이라 예상했다. 작품 속에서 중요한 열쇠와 같은 역할을 하는 인물을 그리다 보니 표현하기도 무척이나 어려웠다. “계속 고민을 하고 있고, 또 여전히 어렵다고 생각한다” 답한 민우혁의 표정에서는 사뭇 진지함이 묻어났다. 기존과 달리 “최대한 감정을 억누르고, 이성적인 모습을 보이려 한다”는 그였다. 어떤 방법으로도 결코 용서받지 못할 인물을 표현하는 일은 때때로 감정적으로 무너지는 포인트가 되기도 했지만, 배우로서 그런 감정을 갖게 되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여기진 않는다고 했다. 다만, 여러 가지 감정에 이입이 되었다가 이를 극복해 내는 일은 늘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박한수’는 많은 민주화운동 작업에 투입됐다고 설정했다. 자기 때문에 희생당한 사람들을 늘 마음에 품은 채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는, 다시금 느끼고 싶지 않은 감정을 느껴야만 하는 인물이라 보았다. 하지만 이제 정말 제대를 앞두고 마지막 작업에 투입되는 것이니 더는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참여한다. 그런데 어리고 연약한 존재인 ‘용수’와 ‘문수경’의 말을 듣고 (상대적으로 강한) ‘군인 특수 부대 출신인 내가 왜 이렇게 해야되지’란 의문을 갖게 된다. 그리고 다시금 ‘나는 또 악마가 되어있구나’라고 생각한다. 이런 갈등 속에 있다가 이 광주 시민들을 어떻게든 살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 같다. 하지만 시민들의 의지와 신념이 워낙 강해서 (‘박한수’의 저지가) 끝내 통하지 않았다. 거의 마지막에 이르러 ‘넌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야 비로소 ‘박한수’가 자기 존재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런 ‘박한수’와 같은 사람들이 실제로도 많았을 것이다. 얼마나 큰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을까 싶었다”




기사원문 http://www.n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75179







뮤지컬 <광주>
2020-10-09~2020-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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