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

HOME > 라이브 소식 > 관련기사

[마리 퀴리][인터뷰] 뮤지컬 배우 김소향의 꺼지지 않은 열정
매체 : 여성조선 2020-09-12 오후 3:58:06


뮤지컬 배우 김소향을 만나기 전 그의 필모그래피를 쭉 훑어봤다. <보이첵> 마리, <더 라스트 키스> 마리 베체라, <루드윅> 마리, <마리 앙투아네트> 마리, <마리 퀴리> 마리 스클로도프스카 퀴리까지. 수많은 ‘마리’ 역을 맡았기 때문인지 팬들 사이에서 ‘마리 전담 배우’로 불린다. 이번에 그가 맡은 마리는 라듐과 폴로늄을 발견한 폴란드의 과학자 ‘마리 퀴리’다. 마리 퀴리는 2018년 영국 BBC가 선정한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위에 꼽힌 인물로 새로운 방사선 원소인 폴로늄과 라듐을 발견해 1903년 여성 최초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김소향과 <마리 퀴리>의 인연은 각별하다. 트라이아웃(시범공연)부터 시작해 2018년 초연, 올해 2월 재연을 거쳐 7월 말부터 시작된 앙코르 공연까지 모두 참여했다. 김소향은 이번 앙코르 공연 무대에 서지 못할 뻔했다. <루드윅>, <머더 발라드> 등 이미 예정된 공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가 어렵사리 시간을 내어 다시 한 번 마리 퀴리를 연기한 것은 말 한마디 때문이었다. “김소향이 마리 퀴리인데 당신이 안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그 말 때문에 다시 마리 퀴리가 됐다. 그 한마디 말 때문에 다행히도 관객은 있는 힘껏 연기하는 김소향의 ‘향마리’를 다시 만날 수 있다.


#애증의 작품 <마리 퀴리>

8월 어느 날 서울 대학로 인근 카페에서 김소향을 만났다. 그를 만나기 전날 네이버TV로 공연 실황이 중계된 <마리 퀴리>가 58만 뷰라는 좋은 기록을 달성했다. 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치열하게 싸운(?) 김소향은 그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온 듯했다.

네이버TV 공연 실황에서 유래가 없는 기록이에요. 기분이 남달랐을 텐데 어땠어요? 58만 뷰라니. 경이로운 숫자에요. 그 기록을 보고 되게 울컥했어요. 저희 공연이 중계되는 동안 하트가 막 올라가는 걸 보면서 ‘마리 퀴리가 이렇게 사랑을 받다니’, ‘다들 힘든 시간을 견디고 있는 시국이라 나오지도 못하고 집에서 시청하는구나’ 싶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감동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고 많은 것이 느껴지는 밤이었어요.

인터넷 중계를 앞두고 걱정했던 부분은 없었나요? 제가 공연 때마다 정말 펑펑 울어요. 그래서 눈물, 콧물이 화면에 다 잡힐까 봐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안 보이더라고요.(웃음) 카메라가 있는 걸 아니까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숙인 건가 싶었어요.

공연 때마다 슬픔을 표현하는 디테일이 달라진다는 평이 있어요. 맞아요. 앙코르 공연에서 제가 피에르(마리 퀴리의 남편)의 무릎을 감싸고 주저앉는 장면이 있는데 초연, 재연 때는 그게 없었어요. 앙코르 공연 무대가 넓어져서 그런지 리허설을 하는데 저도 모르게 나온 거였어요. 공연 때마다 똑같이 하라고 했으면 힘들었을 것 같아요. 이건 창작 작품이기 때문에 가능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연출님이 배우의 표현에 관대한 분이라 가능한 것도 있어요.

어떤 장면이 가장 몰입이 잘되나요? 이건 <마리 퀴리>의 마법 같은 건데 오프닝부터 그렇게 눈물이 나요. 처음 마리와 안느가 기차에서 만나서 안느가 마리에게 고향의 흙을 주는 부분 있잖아요. 그 흙을 받을 때부터 눈물이 나요. 그걸 받으면서 안느가 마리에게 “당신은 우리의 별이 될 거예요”라는 말을 들으면 진짜 마법의 주문처럼 눈물이 퍽 터져 나와요. 좋은 작품은 배우가 노력하지 않아도 감정이 쌓여서 그렇게 된다는 말이 있는데 <마리 퀴리>가 좋은 작품이라 저 역시 감정이입이 잘되는 것 같아요. 대사가 너무 많아서 다른 생각을 할 틈이 없어요.(웃음) 그런데 이 작품이 너무 좋다 보니 매회 빠져들고 있어요.

<마리 퀴리>의 모든 공연에 참가했는데 그만큼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이 작품을 처음 할 때만 해도 대학로 큰 극장에 여성 원톱극이 올라온 적이 없어요. 이런 극의 첫 배우가 되는 것은 엄청나게 큰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트라이아웃이 끝난 뒤에 정말 쓴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소재는 훌륭하지만 잘못하면 위인전 스토리가 되어버리니까요. 그래서 트라이아웃 끝나고 전면 수정에 들어갔어요. 연출, 작곡가, 작가 모두 수십 번에 걸쳐서 수정했어요. 배우들도 다 같이 수정에 참여하면서 미친 듯이 싸웠어요. 그래서 이건 정말 저희가 만든 작품이에요. 수정에 수정을 거쳐 좋아진 작품은 <마리 퀴리>가 독보적이라고 생각해요. 관객들에게 좋은 작품을 보여드리겠단 마음으로 왔는데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으니 정말 행복해요.

함께 타이틀롤을 맡은 옥주현 씨가 “김소향의 연기 때문에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했잖아요. 그 말을 듣고 기분이 어떠셨나요? 정말 고마운 말이에요. 저랑 주현 씨는 친구이기도 하면서 동료로서도 참 좋아하는 배우에요. 주현 씨가 이 극을 소극장에서 공연할 때 보고 매료되어서 감동받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제가 “주현아 네가 했으면 좋겠어. 네가 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이 극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 하면서 적극 추천했어요. 앙코르 공연이 결정되면서 때마침 제작사에서 주현 씨에게 제의를 했고 함께하게 됐어요.

옥주현 씨에게 <마리 퀴리>를 추천하신 이유가 궁금한데요. 이 작품이 마니아 극이 아니라 모든 분들에게 사랑받는 극이 되었으면 했어요. 주현 씨가 참여하면 그게 충분히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옥주현이라는 배우가 가진 힘이 있으니까요. 물론 주현 씨랑 하면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걱정 없이 정말 즐겁게 작업했어요.

극 중에서 안느와 마리는 라이벌이 아니라 조력자로 교감하는 관계예요. 안느의 말 중에 마리로서 와 닿았던 대사가 있다면? 마리가 라듐을 자신과 동일화하면서 라듐으로 생긴 문제들을 외면할 때 안느가 이렇게 말해요. “마리 스클로드프스카 퀴리, 그 자체로 충분하잖아”라고. 저는 그 말을 관객들에게도 다 해주고 싶었어요. 안느는 마리처럼 많이 배운 사람이 아니지만 그가 하는 현명한 말이 관객들에게도 와 닿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스스로에게도 그런 말을 해주나요? 배우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빛날 수 없어요. 공연이 끝날 때마다 ‘최선을 다했어’, ‘내일 죽어도 여한이 없어’라고 늘 생각해요. 매번 컨디션이 다르지만 상태가 어떻든 최선을 다해요. 그래서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완벽한 배우가 아니기 때문에 지나고 나면 아쉬운 점이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했으니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김소향을 브로드웨이로 이끈 힘

김소향은 2017년 동양인 최초로 브로드웨이 뮤지컬 <시스터 액트>에 메리 로버트 역에 캐스팅되기도 했다. 동양인 최초라는 타이틀을 달 때까지 그는 숱하게 오디션을 봤고 또 그만큼 많이 떨어졌다. 미국에서 지내면서 동양인이라는 한계와 고독감을 느꼈지만 벽을 허물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김소향이 <마리 퀴리>에 끌린 이유도 이런 부분이 서로 닮았기 때문인 것 같았다.

김소향 하면 창작뮤지컬에 많이 서는 배우라는 느낌이 강해요. 창작뮤지컬을 선호하는 이유가 있나요? 인간은 태어나서 뭔가를 남기고 싶은 게 본능이잖아요. 창작극을 하면 제가 생각하고 만든 캐릭터가 무대 위에서 구현되는 게 짜릿하면서 희열을 느껴요. 배우로서 자취를 남기는 저만의 방식이 아닌가 싶어요. 배우로서 만족스러운 순간이기도 하고요. 저는 가만히 있는 것보다 무엇이라도 하는 걸 더 좋아하거든요.

<시스터 액트>에 도전했던 것도 그런 성향 때문인가 봐요. 저는 늘 오디션을 보러 다녀요. 작년에도 오디션에서 진짜 많이 떨어졌어요.(웃음) 이제 경력이 좀 쌓이니까 오디션에 떨어지고 실패하는 게 무서울 때도 있어요. 하지만 겁을 먹기 시작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지만 그래도 시도는 해봐야죠. 브로드웨이에 제가 <라이온 킹> 같은 작품에 오디션을 보러 가면 비웃어요. 동양인은 떨어질 게 뻔하니까요. <시스터 액트>에 캐스팅된 것도 정말 행복한 일이지만 운이 좋았어요. 아시아 투어 일정이 없었으면 제가 캐스팅되기 어려웠겠지만 시도하지 않았으면 그 기회도 없었겠죠. 두드리고 노력하지 않으면 벽은 허물어지지 않아요.

그런 점은 또 마리와 닮았네요. 마리와 제가 닮았다고 하는 분들이 있어요. 감히 같다고 하기엔 제가 훨씬 부족하지만 왜 비슷하다고 하는지 조금 알 거 같아요. 똑같이 타국에서 이방인으로 살면서 여성으로 힘든 부분도 있었을 테고, 저도 지독한 고독의 밑바닥을 겪어봤어요. 마리가 라듐 원석을 얻으려고 4년간 곡괭이질을 하는 걸 보고 소름이 돋았어요. 어떻게든 해보려고 하는 건 좀 비슷한 것 같아요.

쉬지 않고 도전하는 그 원동력은 어디서 나오는 거예요? 사람들이 그래요. “아니 김소향은 왜 저렇게 맨날 좋다고 그러나, 악으로 깡으로 버티는 건가.” 그런 말을 하는데 저는 진짜 행복해요. 20대 때는 악으로 깡으로 보낸 시간도 있었어요. 제가 앙상블을 하고 조연을 하면서 그때는 어떻게든 버티자는 마음으로 살았어요. 지금은 정말 달라요. 뭘 해도 감사해요. 이런 마음으로 하니까 결과물도 더 좋아지는 것 같아요.

<마리 퀴리>가 9월까지 이어지는데 또 바로 다음 작품이 시작되죠? 공연하기 어려운 시국에 더 바쁜 배우가 됐어요. 새로 시작할 <머더 발라드>는 이미 하기로 되어 있었어요. 앞에 <모차르트!>도 그렇고 공연 일정이 겹치지 않게 스케줄을 잘 조정했어요. <머더 발라드>의 세라는 마리와 다르게 발산하는 캐릭터에요. 공연에서 신나게 헤드뱅잉을 하고 다시 마리로 돌아와요. 이게 맞다는 건 아니지만 배우가 어떻게 소화하느냐에 달렸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머더 발라드>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공연하지 않기로 했어요. <모차르트!>는 이미 끝났고. 이 어려운 시기에 작품을 많이 하는 걸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볼 수 있다는 것도 알기 때문에 죄송한 마음도 크고요. 

동시에 세 작품이나 하는데 컨디션은 어떻게 관리하고 있어요? 여행을 간다거나 그럴 수 있는 시국도 아니잖아요. 그리고 코로나 이후 배우들은 정말 공연이 아니면 집에서 자중하며 지내고 있어요. 그래서 요즘 수면의 질이 더 좋아진 것 같아요. 노래를 잘 부르려면 여덟 시간은 자야 하는데 충분히 아주 잘 자고 있어요. 이번 여름이 끝나면 긴 동면에 들어갈 예정이에요.(웃음) 

연애도 하셔야죠. 피에르 퀴리 같은 남자면 좋겠어요. 실제로도 로맨티스트였대요. 제가 공연 준비하면서 둘의 러브 스토리를 정말 많이 찾아봤는데 피에르가 마리를 잡으려고 폴란드까지 쫓아갔대요. 마리가 소르본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선생님 하려고 폴란드로 가니까 쫓아가서 식구들을 설득하면서 진짜 열심히 구애했어요. 요즘은 빨리 대시했다가 아니면 말고, 이런 식이잖아요. 피에르처럼 내가 가는 길을 이해하고 함께 가줄 수 있는 사람이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렇게 바쁘고 집에서 잠만 자는데 만날 수 있을까요?(웃음)


원문보기 http://woman.chosun.com/mobile/news/view.asp?cate=C01&mcate=M1002&nNewsNumb=20200969309#_enliple



뮤지컬 <광주>
2020-10-09~2020-11-08
뮤지컬 <마리 퀴리..
2020-07-30~2020-09-27

개인정보취급방침

이용약관

Contact Us

사이트맵

상호명 : 라이브(주)

TEL : 02-332-4177

FAX : 0505) 116-1006

E-mail : info@livecorp.co.kr

* 제작사

서울시 종로구 혜화로 45-3

(명륜1가) 라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