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RD

라이브 소식

News
[데일리안] 방송‧영화 이어 공연계도…무대 위에 올려지는 스포츠 2023.07.09

축구부터 야구, 농구, 역도, 배드민턴 등 각종 스포츠 소재의 드라마와 예능이 방송가를 수년째 장악하고 있는 것에 이어 공연계에서도 스포츠 바람이 불고 있다. 인기 스포츠인 축구와 야구는 물론 펜싱, 태권도, 핸드볼 등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들이 무대에서 구현된다.

 

'야구왕, 마린스!' ⓒ(주)라이브'야구왕, 마린스!' ⓒ(주)라이브

지난 5일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개막한 ‘야구왕, 마린스!’는 제목 그대로 야구를 소재로 한다. 작품은 만년 꼴찌였던 리틀 야구단 마린스가 연고지인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 리틀 야구계의 새로운 신화를 써 내려가는 과정을 통해 유소년 선수들의 꿈과 열정, 갈등과 화해, 성장과 우정을 그려낸다.

 

작품을 기획한 강병원 프로듀서는 “‘야구왕, 마린스’는 부산 소재의 지역 문화 콘텐츠로 뮤지컬을 제작하기 위한 소재 발굴 중 야구로 소재를 잡아 만들게 됐다. 성인 야구보다는 유소년 야구가 더욱 재밌을 것 같아 가족뮤지컬로 제작을 결정했다. 순수 창작 가족뮤지컬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야구왕, 마린스’가 많은 관객들을 찾았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야구에 이어 태권도도 무대 위에 올려진다. 오는 14일 서울 우리금융아트홀에서 개막을 앞둔 뮤지컬 ‘태권, 날아올라’는 가상의 한국체육고등학교 태권도부를 배경으로, 태권도 유망주들의 성장 스토리를 그린 작품이다. 초연 당시 뮤지컬 음악과 태권도 기술을 박진감 넘치는 퍼포먼스로 구성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 초연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시즌이다. 초연에 이어 시즌2의 연출을 맡은 김명훈 연출가는 “등장인물 간의 갈등과 화해의 과정을 더 섬세하게 수정해 전체 스토리를 보강할 예정”이라며 “일부 넘버와 안무는 전면적으로 수정하여 기술적으로 더욱 화려한 쇼 퍼포먼스를 선보이겠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달 27일에는 서울 CJ아지트 대학로에서 핸드볼 소재의 연극 ‘다른 여름’도 관객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2021년 초연 이후 2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려지는 이 작품은 핸드볼 코트를 배경으로 시적 대사와 상징, 감각적 이미지로 성장기 청소년의 불안과 공포, 분열과 환각을 무대 위에 구현한다. 핸드볼 경기 방식을 차용한 전개와 핸드볼 동작을 모티브로 한 움직임과 안무, 과거 핸드볼 선수와 현역 핸드볼 선수들의 특별출연으로 역동감을 더한다.

연극 '패스' ⓒ극단 산연극 '패스' ⓒ극단 산

8월에는 축구가 무대에 올려진다. 8월 4일 서울 서강대 메리홀에서 개막하는 연극 ‘패스’는 1946년 마지막 경평대항축구전(경평전)을 소재로 역사 뒤편에 숨겨진 청춘들의 꿈과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또 9월 12일부터 서울 드림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비더슈탄트’는 펜싱을 소재로 한다. 1938년 독일을 배경으로 최고의 펜싱 선수가 되고 싶은 다섯 소년의 이야기를 다룬다. 두 작품 역시 지난해 초연 당시 호평을 얻고, 재연으로 다시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공연계에서 스포츠 소재 열풍이 불고 있는 이유는 방송가의 유행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다. 스포츠 자체가 각기 긴 역사를 가지고 있고, ‘각본없는 드라마’로 불릴 정도로 그 안에 극적 요소들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과거 ‘유도소년’ ‘너에게 빛의 속도로 간다’ 등의 작품들이 있긴 했지만 최근 1~2년 사이 급격하게 스포츠 소개 공연의 수가 많아졌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과거와 달리 규모 면에 있어서도 몸집이 커진 분위기다. 사실상 공연계에서 스포츠 소재를 적극 활용하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는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역동성’을 표현하기에 무대라는 한정된 공간이 제약이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야구나 축구 등 구기 종목의 경우 공을 멀리 던지거나, 차면서 생생함을 보여줘야 하는데 무대 위에선 이런 연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최근엔 이런 역동성을 LED 화면으로 처리하는 등의 기술적 힘을 빌리고 있지만 여전히 그 역동성을 다 담아내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이어진다. 최근 오디컴퍼니의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선보인 뮤지컬 ‘데스노트’ 속의 ‘테니스 대결 씬’에서 LED를 활용해 코트를 만들고, 코트가 입체적으로 움직이면서 영화를 방불케 하는 편집 효과를 선보이면서 역동성을 극대화한 것처럼 단순히 영상으로 대체하는 것을 넘어서 무대를 획기적으로 사용하고 변형하는 등의 시도들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기사원문 : https://www.dailian.co.kr/news/view/1250757/?sc=Na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