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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례] “이대호·추신수 선수 꼭 보러 오세요”…뮤지컬 ‘야구왕 마린스’ 2023.06.27
7월5~16일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서 초연
23일 서울 중구 경향아트힐에서 열린 뮤지컬 <야구왕, 마린스!> 제작발표회에서 아역 배우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서정민 기자
23일 서울 중구 경향아트힐에서 열린 뮤지컬 <야구왕, 마린스!> 제작발표회에서 아역 배우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서정민 기자

 

“이대호 선수, 추신수 선수 손잡고 꼭 보러 와주세요.”

 

야구의 도시 부산에서 야구 뮤지컬이 탄생했다. 그것도 부산 출신 이대호·추신수 선수의 어린 시절을 모티브로 한 아이들이 나오는 유소년 야구단 이야기로. 스포츠와 창작 가족 뮤지컬이란 이색적 조합이 호기심을 자아내는 <야구왕, 마린스!>다.

 

<야구왕, 마린스!>는 뮤지컬 제작사 라이브와 부산문화회관이 2년 전부터 머리를 맞대 개발하고 공동 제작한 부산 소재 작품이다. 라이브의 강병원 프로듀서는 지난 23일 서울 중구 경향아트힐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부산이 야구의 도시라는 점, 순수 창작 가족 뮤지컬이 드물다는 점에 착안해 둘의 결합에 도전했다”고 밝혔다.

 

뮤지컬은 가상의 부산 유소년 야구단 ‘마린스 리틀야구단’ 선수들이 최약체를 벗어나 전국 최강을 꿈꾸며 성장해나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출연 배우 26명 중 11명이 아역이다. 서울과 부산에서 오디션을 진행하면서 부산·경남 연고자를 우대했다고 한다. 지역 청년 예술가들을 발굴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배우 9명을 포함해 스태프까지 모두 30명의 부산 지역 청년 예술인이 참여했다.

 

23일 서울 중구 경향아트힐에서 열린 뮤지컬 &lt;야구왕, 마린스!&gt; 제작발표회에서 출연진과 제작진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서정민 기자
23일 서울 중구 경향아트힐에서 열린 뮤지컬 <야구왕, 마린스!> 제작발표회에서 출연진과 제작진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서정민 기자

 

치킨을 좋아하는 ‘조선의 4번 타자’ 이남호는 이대호 선수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이남호 역을 맡은 아역 배우 이충현은 “이대호 선수를 잘 알고 싶어서 책도 사서 보며 공부하고 있다”며 “이대호 선수, 추신수 선수 손잡고 공연 와주세요”라고 부탁했다. 뛰어난 재능의 투수 주현우는 추신수 선수의 어린 시절을 모티브 삼았다. 주현우를 연기한 김주안은 “다양한 선수들이 모여 하나의 다이아몬드 안에서 뛰는 것처럼, 우리 뮤지컬 보러 오시는 분들이 여러분의 다이아몬드를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어른 캐릭터들도 등장한다. 김수로와 강성진은 경기 해설자를, 김기무와 정호준은 고우철 코치를 연기한다. 김수로는 “3~4년 전부터 가족 뮤지컬에 관심을 가져오다 공부도 해볼 겸 참여했다”며 “이 작품이 창작 가족 뮤지컬로서 좋은 성과를 낸다면 성인 작품에만 편중된 국내 뮤지컬 산업이 조금이나마 조율되지 않을까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23일 서울 중구 경향아트힐에서 열린 뮤지컬 &lt;야구왕, 마린스!&gt; 제작발표회에서 배우들이 ‘지옥의 펑고’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서정민 기자
23일 서울 중구 경향아트힐에서 열린 뮤지컬 <야구왕, 마린스!> 제작발표회에서 배우들이 ‘지옥의 펑고’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서정민 기자

 

실제 프로야구 선수 출신인 배우 김기무는 “처음에 야구를 뮤지컬로 만든다며 참여해달라고 했을 때 ‘참 허무맹랑하구나’ 하며 도망가고 싶었다”며 “하지만 땡볕에서 캐치볼, 배팅 연습을 하면서 열심히 하는 아이들을 보니 잘 되고 있다는 생각뿐”이라고 연습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는 고우철 코치가 공을 치면 선수들이 수비 연습을 하는 ‘지옥의 펑고’ 장면도 시연했다. 실제 공은 없었지만, 마치 공이 있는 것처럼 역동적이었다.

 

<야구왕, 마린스!>는 7월5~16일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초연한다. 강병원 프로듀서는 “어른들도 프로야구 경기를 보듯 재밌게 응원하며 보실 수 있을 것”이라며 “부산을 시작으로 서울 등 전국 곳곳에서 공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역 배우 11명은 27일 오후 6시30분 부산사직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에 앞서 애국가를 부른다. 이어 저녁 8시부터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 달빛마당에서 버스킹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