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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판 150장 격파…시원한 발차기에 더위 싹~ 2023.07.24

뮤지컬 '태권, 날아올라' 1년 만에 무대로
체육고 태권도구 고군분투기 소재로…
배우 11명, 시범단 14명 화려한 퍼포먼스
中·日·英 관계자 방한…해외 진출 모색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태권도를 소재로 한 가족 뮤지컬 ‘태권, 날아올라’가 지난 14일부터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1년 만에 관객과 다시 만나고 있다. ‘가족 뮤지컬’인 만큼, 유치할 거라고 단정지으면 큰 오산이다. 공연 내내 펼쳐지는 태권 퍼포먼스에 좀처럼 눈을 뗄 수 없다. 매 공연마다 격파하는 송판만 무려 150장. 시원시원한 발차기로 조각난 송판이 날리는 모습은 마치 불꽃놀이 같다.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록, 국악 등 다양한 장르가 섞인 음악 또한 ‘흥’ 그 자체다.
 

뮤지컬 ‘태권, 날아올라’의 한 장면. (사진=라이브, 컬쳐홀릭)

줄거리는 익숙한 청춘 스포츠 이야기다. 30년 전통을 자랑하지만 몇 년째 메달 소식이 없는 한국체육고등학교 태권도부가 교장의 지시로 ‘태권도 최강 페스티벌’에 나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마음만 앞서 경기에서 매번 실수하는 박두진, 그가 짝사랑하는 태권도부 선배 이솔, 이탈리아에서 태권도를 배우러 한국에 온 교환학생 루카가 극을 이끈다.

공연 시간은 기존 뮤지컬의 절반인 85분 정도다. 이야기의 밀도는 촘촘하지 않지만, 대신 화려한 태권도 퍼포먼스가 이야기의 빈 부분을 채운다. 11명의 뮤지컬 배우, 실제 14명의 태권도 시범단이 출연한다. 뮤지컬 배우들은 태권도 경험이 있는 이들로 캐스팅했다. 무대 위에서 배우와 태권도 선수를 구분하기 힘들 정도다.

이들은 작품 속에서 품새, 겨루기, 격파 등 익숙한 태권도 기술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공연에서 만날 수 있는 즉흥적인 재미도 있다. ‘태권도 최강 페스티벌’ 장면에서 선보이는 격파 시범은 매회 관객이 직접 고른다. 사전에 준비한 격파 시범은 총 6종류. 그날 그날 바뀌는 격파 시범을 보는 것도 이번 공연의 색다른 재미다.
 

뮤지컬 ‘태권, 날아올라’의 한 장면. (사진=라이브, 컬쳐홀릭)

태권도 전공자가 아닌 배우들은 하루 3000번 이상 발차기를 할 정도로 고난도의 연습을 소화했다. 무대 또한 안전하게 퍼포먼스를 펼칠 수 있도록 15~20㎝ 높이에 달하는 탄성 매트를 깔았다. 김동진 퍼포먼스 감독은 “연습실 밖에서 듣는다면 연습 소리가 고문받는 소리처럼 들릴 정도로 힘든 시간의 연속이었다”며 “그럼에도 배우들이 겉으로 티를 내지 않고 열심히 훈련을 해줬다”고 연습 당시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탈리아 교환학생이 태권도를 배우러 온다는 설정은 비현실인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실제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구성했다. 김민정 작가는 “작품 속 품새나 ‘슈퍼태권무’(舞) 등의 장면에서도 나름의 스토리텔링이 존재한다”며 “퍼포먼스의 장점과 뮤지컬의 강점 모두를 가진 공연으로 발전시키고자 했다”고 말했다. 

 

가족뿐 아니라 전 연령대의 관객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이는 공동제작으로 참여한 공연제작사 라이브, 컬쳐홀릭의 노하우가 시너지로 이어진 결과다. 라이브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은 ‘팬레터’, ‘마리 퀴리’ 등의 우수 창작뮤지컬을, 컬쳐홀릭은 ‘공룡이 살아있다’, ‘산타와 빈양말’ 등의 가족공연을 주로 제작해왔다. 컬쳐홀릭의 진영섭 대표는 “가족 뮤지컬은 부모님과 아이들은 물론 성인 관객까지 모두가 공감하고 소통하는 작품이라 생각한다”며 “전 세대가 볼 수 있는 창작뮤지컬이라는 점이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태권, 날아올라’는 해외 진출도 목표로 하고 있다. 라이브 강병원 대표에 따르면 중국과 일본, 영국의 공연 관계자들이 이번 시즌 공연을 관람하러 한국을 찾을 계획이다. 강병원 대표는 “세계적으로 태권도가 각광받고 있는데, 기존 태권도 공연은 대사가 없는 ‘넌버벌’ 위주였다면 ‘태권, 날아올라’는 태권도 소재의 스토리가 있는 뮤지컬이라 해외에서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태권, 날아올라’는 다음달 27일까지 공연한다. 

 

뮤지컬 ‘태권, 날아올라’의 한 장면. (사진=라이브, 컬쳐홀릭)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기사 원문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161126635677800&mediaCodeNo=257&OutLnkCh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