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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유승우,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신인 배우라 멋지다(인터뷰) 2016.05.02

가수 유승우(20)가 2인극 뮤지컬 '마이 버킷 리스트'를 통해 뮤지컬 데뷔를 치렀다. 유승우는 남은 삶을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의미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버킷리스트를 채워나가는 시한부 소년 해기 역을 맡았다. 지난 4월 29일 충무아트홀 내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공연 3회차를 앞둔 신예 배우는 그동안 품어온 고민과 어려움, 그리고 가슴 벅찬 포부를 전하며 스물살 소년의 성장기를 공개했다.

◆ 소소함이 매력, '마이 버킷 리스트'
뮤지컬 '마이 버킷 리스트'는 인생의 밑바닥을 헤매는 소년 최강구와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소년 이해기가 우연히 만나, 함께 버킷리스트를 이루는 과정에서 인생의 의미를 깨달아가는 작품이다. 비록 스케일 큰 규모의 공연은 아니지만 가슴을 울리는 메시지는 대극장 공연 못지않은 작품이라 참여하게 됐다.

"살아가면서 조금만 시선을 틀어도 볼 수 있는 일상의 모습들이 좋았어요. 병원 속 환자들의 모습이라든지, 사랑하는 사람에게 차이고나서 슬퍼하는 소년의 모습이라든지, 그런 일상적인 소재들요. 그래서 마이 버킷 리스트가 어렵지 않게 느껴졌어요. 뮤지컬 자체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고요."

◆ 2인극, 작은 실수도 NO!
단 두 명의 배우가 관객과 소통을 하며 극을 이끌어나가야 하는 2인극으로 뮤지컬 데뷔를 치렀다. 힘들고, 어려웠다. 처음엔 뮤지컬 배우들이 얼마나 대단한지에 대한 생각밖에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슴 설레고 신기했기 때문에 견딜 수 있었다.

"이상하게 첫 공연이 점차 다가와도 떨리지 않고 오히려 객기가 생겼어요. 마냥 재밌고 두근거리는 상태에서 첫 공연을 마쳤는데, 오히려 뒤늦게 부담감이 찾아오고 아쉬워지더라고요. 공연 일정이 전부 잡혀있다는 그 압박감과 2인극이 내 작은 실수 하나로 완전히 틀어질 수 있다는 부담감이 점차 저를 조여왔어요. 물론 그런 긴장감이 연기를 하는데 있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요."

◆ 나와 비슷해 어려웠던 해기
나이대는 물론 작곡을 하는 습관이나 성격도 비슷해 이해기 캐릭터와 꼭 닮아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스태프들도 '뭘 해도 해기 같다'고 칭찬했고 다른 해기 역할을 맡은 배우 형들도 부러워했다. 하지만 정작 회를 거듭할수록 새로운 고민이 생겨났다.

"일상에서의 제 모습 중에 해기랑 닮아있는 부분이 많아요. 극중 강구한테 툭툭 던지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까지도요. 평소에 하던 걸 무대 위에서도 그대로 하면, 유승우의 모습이 은연중에 더 많이 보여서 이해기 캐릭터가 아예 유승우가 돼버릴까봐 걱정스럽더라고요. 해기와 가장 가까운 인물이 저이다 보니까, 저와 해기 사이의 경계가 더 애매모호해지면 안될 것 같았어요."

◆ 캐릭터 해석의 제일 좋은 방법은 '고민'
고민의 장점은 계속 하다보면 생각도 못했던 걸 알게 된다는 점 같다. 특히 해기의 심경변화를 깨닫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강구에게 '나 진짜 살고싶다'고 말하는 대사같은 것들. 초반에는 1차원적으로 '시한부니까 그러겠지'라고 생각했어요. 나중에는 강구에겐 당연할 소소한 일상들이 해기에겐 너무나도 소중해 그랬다는 게 하나하나 들려오더라고요. 해기가 얼마나 강한 아이인지도 깨닫게 됐어요. 내가 죽어도 별로 슬퍼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과 함께 하고 싶다는 그 마음이, 나의 죽음에 사람들이 슬퍼하는 일 없이 그저 나를 기억만 해줬으면 좋겠다는 그 바람이 해기라는 아이가 얼마나 강한지를 증명하고 있어요.

◆ 첫 뮤지컬, 두번째 공연에서 찾아온 무서움

설렘을 안고 수월하게 해냈던 첫 공연에 비해 두번째 공연에선 커다란 어려움을 느꼈다. 첫 공연 이후 이틀의 휴식 시간이 주어진 게 독이 됐다.

"첫 공연 때에는 그 전날까지 계속 해기 역할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이틀간의 휴식 후 들어간 두번째 공연에서 갑자기 역할에 이질감을 느꼈어요. 오랜만의 휴식이었던지라 가수 형들도 만나고 카페에서 놀고 했더니, 꽉 잡고 있던 긴장이 풀리니까 몸이 아프더라고요. 무대 위에서의 집중력도 떨어지고, 내가 이해기가 아닌 유승우처럼 느껴지니까 예의가 아닌 것 같았어요. 작품을 하는 중간에 생기는 여유는 독인 것 같아요"

◆ '슈스케' 이후 꾸준히 치열했던 시간
슈퍼스타K4에서 TOP6까지 진출하며 얼굴을 알렸다. 인생에서 가장 치열했던 동시에 가장 아무 것도 몰랐던 그 시절, 순수하게 음악만 즐길 수 있던 그때가 오히려 그리워질만큼 여전히 치열하게 지내고 있다.

"사실 요즘도 그때 못지 않게 치열해요. 뮤지컬을 시작하면서 새롭게 생겨난 부담감 때문에 더욱 치열해지는 게 있어요. '공연 재밌더라'라는 얘기를 듣고 동료 형들에게 누가 되지 말아야 하니까요. 가수 생활을 하면서도 곡 작업을 하는 데 있어 꾸준히 고민해야하고요. 또 다른 걸 얘기해보자면, 얼마전에 의료보험비도 많이 나왔는데 금전적인 치열함도 무시할 수 없더라고요."

◆ 꿈꾸는 건 음악적 '자립'

버킷리스트라기보다는 '내 꺼'를 해보고 싶다는 바람이 생겨나고 있다. 누군가가 정해주는 컨셉이 아닌, 내가 정하고 내가 만들어나가는 음악을 하고 싶다.

"욕심일 수 있는데, 그냥 '제 꺼'를 해보고 싶어요. 직접 쓴 노래를 부르고 싶고, 컨셉이고 뮤직비디오고 뭐든 제가 다 만들어보고 싶어요. 음악 뿐만 아니라 아티스트적으로모든걸 다 해보고 싶더라고요. 하지만 아직은 배우고 따라야 하는 단계라고 생각해요."

◆ 남은 공연을 앞둔 각오
"가수로 활동하다 연기를 시작했기 때문에, 웬만큼 잘하지 않고서야 좋게 봐주기 힘들 거라고 생각해요. 아직 제가 완전한 뮤지컬 배우처럼 보이지 않을테니까 그저 더 잘하고 싶어요. 욕심만으론 안되는 일이니 더 많은 노력을 해야죠. 한회 한회 거듭하며 집중력을 높이고 자연스러워질 수 있도록 고민을 하면서 긴장감을 놓지 않겠습니다."(사진=유승우)

 

뉴스엔 객원 에디터=이유나 : misskenrick@slist.kr /사진=한제훈 (라운드테이블) 

원문 링크 : https://han.gl/qMrwS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