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광주민주화운동을 모티브로 한 창작 뮤지컬 ‘광주’가 다시 찾아왔다. 뮤지컬 ‘광주’는 평범한 광주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어떻게, 왜’ 총을 들게 됐는지 소시민들의 뜨거웠던 투쟁을 그린 작품이다. 뮤지컬 ‘광주’는 16일부터 21일까지 광주 빛고을 시민문화관에서 총 9회의 무대가 진행된다. 5·18광주민주화운동 제43주년을 맞아 ‘광주’에 참여하는 배우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광주시의회 공무원 구자언
뮤지컬 광주에서 광주시민 ‘임나주’ 역을 맡은 ‘구자언’ 배우가 있다. 구 배우는 광주지역 예술인 대상 오디션을 통해 뮤지컬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현재 광주시의회 공무원이기도 하다. 이번 2023 뮤지컬 ‘광주’가 그의 첫 무대다.
구 배우는 “평소에도 뮤지컬 공연을 좋아했다. 공연을 보다가 막연히 ‘저런 무대에 서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취미로 연극활동도 3년 이상 해왔다”라며 “마침 뮤지컬 광주에 대한 오디션을 본다고 해서 도전했는데 첫 오디션에서 기회를 얻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는 “5·18을 생각하면 먹먹하고 미안한 마음이 든다. 광주시민으로서 광주시민을 표현하게 돼서 기쁘고 가슴이 웅장해진다. 말로는 잘 표현하지 못하겠다”라고 뮤지컬 참여 소감을 밝혔다.
그가 맡은 임나주 역할은 가상의 인물이고 놀 땐 놀고, 즐길 땐 즐기는 평범한 조선대학교 야학생이다. 아는 사람들이 군인들의 군화에 짓밟히는 것을 보고 평범한 시민이 5·18에 참여하게 되는 계기를 보여준다.
5·18에 대해선 “어렸을 때는 충격이고 무서웠지만 커서는 이대로 끝나는 게 아니라 43주년과 앞으로도 기념행사들을 하면서 광주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라며 “빨리 밝힐 건 밝히고 진실이 진실로 밝혀질 때 모든 것들이 평화롭게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뮤지컬 선배들과 함께 두 배, 세 배 더 노력해서 우리 광주가 잘될 수 있도록, 5·18에 대해 널리 알리기 위해 뮤지컬을 통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22년차 베테랑 배우 김아영
뮤지컬 ‘광주’에 3시즌 째 참여하는 ‘김아영’ 배우는 22년 차의 베테랑 배우다. 그가 맡은 역할은 ‘금남로’를 상징하는 ‘거리천사’역이다. 천사는 금남로에 어떤 철학적인 인물처럼 돌아다닌다. 그는 “천사는 관객들이 보는 시각을 갖는 역할이라 생각한다. 관객과 무대 위의 배우들의 중간. 그 사이에서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관객과 비슷한 마음으로 위로하고 울고 웃는 관념적인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그는 “뮤지컬에 참여하기 전까지는 5·18에 대해 영화·드라마·웹툰을 통해서 보고 들은 게 전부였다. 민주화를 위해 헌신했기에 막연히 ‘감사하지만 마음 아픈 일’ 정도로만 생각했었다”며 “초연 때 5·18을 더 잘 알기 위해 스터디 투어로 광주를 방문하기도 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일빌딩 등 역사적 현장에 가서 공부하며 피부로 와닿는 느낌들이 있었다. 픽션이라도 당시 상황과 감정을 떠올려 보려고 노력했다. 감정이입하면서 막연했던 것들이 내 주변에서 일어났던 일처럼 직접적으로 다가오게 됐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매 시즌마다 참여하는 이유도 다른 작품들 보다 ‘광주’와 5·18이라는 주제로 공연을 하면서 더 큰 책임감과 부채감을 느낀다”며 “옛날의 일이라도 무대에서 어렵지 않게 다가가면 관객들께 5·18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할 기회도 주고, 실화였던 사건에서 감동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뮤지컬 ‘광주’를 추천했다.
그는 “광주에서 처음으로 공연했을 때 개인적으로 삶에서 잊히지 않는 큰 경험이었다. 그 뒤부터는 공연을 할 때마다 진심을 다해서, ‘제(祭)’를 지낸다는 마음으로 공연에 참여하고 있다”며 “당시 있었던 일들을 잘 모르는 분들이 뮤지컬을 보고 알고, 깨닫고, 함께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성빈 기자 : ksb@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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